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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 리뷰 <3>
    카테고리 없음 2021. 12. 28. 14:27

    제인 오스틴은

    서른 살에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어머니, 언니와 함께 친척집을 전전하며

    오빠들의 도움으로 근근이 생활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서른네 살에

    초 튼이란 시골마을에 정착하게 되었고,

    얼마 안 돼 첫 소설을 출판하게 됐죠.

    이후 네 권의 소설을 연이어 출판했는데요,

    그녀의 작품 활동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암으로 추정되는 병으로

    마흔한 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녀는

    생전에 자신의 이름을 단 책을

    한 권도 내지 못했습니다.

    사후에 두 권의 책이 더 출판되어

    총 여섯 편의 완결된 장편소설을 남겼고

    매 작품이 매진되어 재판을 찍을 정도였지만

    제인 오스틴이란 이름을 달고 나온 건

    한 편도 없습니다.

    여성의 사회활동 제약이 컸던 까닭입니다.

    때문에 그녀는 살아생전

    작가로서의 명예를 누리지 못했죠.

    당시 오스틴이

    『오만과 편견』의 판권을 넘겨 번 돈은

    110파운드라고 하는데요,

    인세로 받았다면 500파운드 가까이 벌었을 거라니

    아쉽긴 하지만,

    여성의 경제활동이 거의 불가능했던 시대에

    글을 써서 돈을 벌었다는 건

    대단한 성취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 대단한 것은

    이런 시대에 여성만의 관심사가 아닌,

    사회제도로서의 결혼을 통해

    장자상속제나 계층이동 같은

    정치·경제 문제를 꿰뚫어 보는

    그녀의 날카로운 시각이었죠.

     

    소설 『오만과 편견』은

    다음과 같은 아주 유명한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에게

    아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반어법으로 유명한 문장이죠.

    이것이 진리이든 아니든

    어쨌든 첫 문장에서부터 이 소설이

    결혼에 관한 소설이되,

    낭만적 사랑보다 경제적 조건에 매인 사랑 얘기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소설은 '빙리'라는

    연수입이 4,000~5,000 파운드쯤 되는 총각이

    근처 대저택으로 이사를 오자,

    다섯 딸 중 하나를 시집보낼 생각에 부푼

    베넷 부인의 흥분된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예상대로 빙리는 다섯 자매 중

    가장 예쁘고 상냥한 큰 언니 제인과 사랑에 빠집니다.

    이제

    나머지 딸들의 결혼문제에 신경을 쏟으면 되겠죠?

     

    마침 연수입이 자그마치 10,000 파운드라고 하는

    빙리의 친구 '다아시'가 등장합니다.

    집안도 좋고 물려받은 재산도 많은

    완벽한 신랑감입니다.

    하지만 낯을 가리는 태도가 오만하기 짝이 없는 데다

    여주인공인 둘째딸 엘리자베스의 외모를

    폄하하기까지 합니다.

    문제는 그걸 엘리자베스가 엿듣게 됐다는 것이죠.

    다아시에 대한 이미지가 좋을 리 없습니다.

    작품 초반부터 독자와 엘리자베스 모두

    다아시가 '오만하다'고 편견을 갖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첫 째 딸을 결혼시킬 생각에 들뜬 베넷 부인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집니다.

    제인에게 조만간 청혼할 것 같던 빙리가

    갑자기 런던으로 돌아가 버렸다는 겁니다.

    게다가 베넷가의 먼 친척인 미스터 콜린스가

    딸들 중 하나를 구제해주려고

    둘째 딸 엘리자베스에게 청혼을 했는데,

    엘리자베스가 이를 거절합니다.

    딸 둘을 시집보낼 생각에 신나하던 베넷 부인은

    몸져누워버리죠.

    베넷부인이 더 약이 오른 이유는,

    안정적인 교구 목사직을 가진 콜린스가

    엘리자베스에게 청혼을 거절당하자마자

    엘리자베스의 절친이자

    스물일곱 살이나 먹은 샬럿에게 청혼해

    허락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베넷가 딸들의 결혼 상태는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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