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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길에 한두 번 본 게 아닙니다. 버스에 도배된 결혼정보회사 광고 때문에 결혼 안 했다면 정말 한 번쯤은 찾아갔었을 법합니다. 그런데 혹시 아세요? 그곳의 남성의 가입비보다 여성의 가입비가 일반적으로 더 비싼 것을요. 플랫폼 비즈니스 사례에 종종 등장하는 나이트클럽 경우는 또 다릅니다. ‘여성 고객 8시 이후 무료’, 이런 문구 본 적 있죠? 8시 이후에는 남성 고객이 훨씬 많은 모양입니다. 반면에 결혼정보회사 가입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지요. 그것이 가입비에 차등을 둔 이유입니다.
이 같은 매칭, 매칭 비즈니스는 양쪽을 연결해주며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죠. 이들이 수익을 얻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결혼정보회사처럼 매칭의 양편에게 차이를 두기도 하지만, 부동산 중개처럼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요. 매칭의 실제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과금하기도 하지만, 역시 부동산 중개처럼 성사되어야 요금을 내는 것도 있습니다. 오늘은 어찌하면 슬기롭게 매칭으로 비즈니스 할지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관련 사례>
이성 간의 매칭이나, 부동산 중개 같은 비즈니스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근자에 대세가 된 플랫폼 비즈니스로 이들이 편입되면서 그 확장성과 응용성은 증폭되고 있습니다. 매칭, 그리고 플랫폼 비즈니스의 수익구조를 설명하는 개념으로 ‘양면 시장two-sided market’이라는 게 있는데요. 대게 우리가 알고 있는 비즈니스는 한쪽이 팔면 한쪽이 사는 단방향의 단면 시장입니다. 이에 비해 매칭과 같은 플랫폼 비즈니스는 양면, 더 나아가서는 다면의 고객에게서 수익을 끌어낼 수 있다는 얘기죠.
수익이나 수익원이야 당연히 다다익선입니다. 그러나 다방면의 다수의 수익구조를 갖는 것은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포탈의 경우 주 수익원인 광고비를 받자면 많은 이들이 방문해야 하니 입장료나 가입비는 잊어야 합니다. 가입비를 책정하면 방문객이 작아지니 광고수익은 한계가 생기죠.
그렇다고 다다익선 매칭 수익을 아예 포기하라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멜론의 수익구조를 보면 알게 됩니다. 여러분, 우리가 멜론에 결제하는 액수 중 어는 정도가 가수에게 돌아가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6%입니다. 이중 관련 협회에 내는 비용 차감하면 사실상 4.8%이고요. 작사작곡자에게 10%, 음반기획제작사에게 49% 정도 수익이 돌아가고 멜론은 대략 35% 가져간다고 보면 됩니다. 가수의 몫 7배가 넘습니다. 회원들이 내는 월정액 수익이 다가 아닙니다. 멜론은 멜론차트, 멜론 DJ와 멜론 TV, 그리고 멜론 뮤직 어워드까지 운영합니다. 음원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죠. 그로 인해 가수와 음반제작사로부터 홍보광고비를 받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음원시장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제작사에게 받는 분석비용도 짭짤합니다. 진정 다방면 수익구조이죠.
<2. 클래스101, 기존 플레이어들과 차별점 + 인터뷰 내용>
멜론과 같이 다방면의 슬기로운 수익구조를 지향하여 순항하는 사이트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름하야 ‘클래스 101.’ 클래스 101은 온라인으로 원하는 강좌를 수강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만, 일방적으로 개설된 강좌를 수강하는 흔한 교육사이트가 아닙니다. 크리에이터라 부르는 강의 콘텐츠 창작자와 강의 콘텐츠 수강자를 연결해주는 매칭 비즈니스로, 양면 시장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전문 강사가 아니더라도 일반인이 크리에이터가 되어 각자 자신 있는 분야의 강좌 개설을 신청합니다. 이를테면, 인물화 그리기, 가죽공예, 나만의 향수 만들기, 디저트 만들기 같은 것들이죠. 개설 계획 내용을 보고 클래스 101에 가입한 회원들이 관심을 표명하고요. 일정 수 이상의 회원이 응원하게 되면 강좌 개설이 확정됩니다. 진정한 양면 매칭 교육사이트인 셈이죠.
자, 이제 수익구조를 볼까요? 먼저 클래스 101의 회원들이 내는 수강료입니다. 강의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와 수강료를 보통 5:5로 나눈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아마추어 크리에이터를 전문 영상제작 파트너와 연결해주니 여기서도 수익이 가능합니다. 거기에 또 이것이 있는데요. 다른 매칭 비즈니스에서 찾기 어려운 이것은, 준비물 수수료입니다. 아시죠? 아까 나열한 것들과 같은 강좌에서는 각종 준비물이 필요합니다. 수강료를 쉽사리 넘는 준비물 대금. 준비물 판매업체로부터 판매수수료까지 받으니 실로 슬기로운 매칭 수익이죠. 이러한 슬기로움에 힘입어 2017년 2억 7천만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2020년에는 500억에 도달했다 합니다.
최근 클래스 101은 글로벌 크리에이터를 모집하고 글로벌 클래스까지 론칭했습니다. 이제 글로벌 유명세를 타면 광고수익까지 확보하겠죠. 클래스 101의 고지연 대표는 그 이름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합니다. “클래스 101은 대학의 개론 수업을 뜻하는 101에서 따온 이름이에요. 클래스는 배움, 그러니 배움의 시작이라는 뜻이 되죠.” 하지만 정작 대학교수인 저에게는 101이 시작이나 개론으로 와닿지는 않더군요. 그저 많은 수, 많은 수익, 많은 수익원, 다다익선 수익구조로 느껴집니다.
<클로징>
결혼정보업에서는 이런 문구가 통용된다고 합니다. ‘연애는 여성우위, 결혼은 남성 우위.’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연애 매칭 비즈니스는 여성 우대, 결혼 매칭 비즈니스는 남성 우대란 의미겠죠. 그렇습니다. 매칭 비즈니스에서 수익에 관한 룰을 세팅할 때는 고려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매칭의 대상, 대상의 상황, 상황의 변화. 이들을 모두 고려하여 최대한 다방면의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들어내야 하죠.
여러분, 저는 비즈니스를 ‘이해관계자의 이해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초연결사회에서 이해관계자는 더욱 다양해졌고, 플랫폼 경제에서 이해관계는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아무쪼록 슬기롭게 이해관계자를 연결하고 이해관계를 매칭 하는 룰을 만들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