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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오리엔트 역사와 이슬람 역사의 탄생카테고리 없음 2021. 12. 28. 08:27
로마는 우리가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파르티아는 별로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인류 역사상 500년 제국 그렇게 흔치 않습니다. 이 파르티아를 빠뜨림으로써 로마사 따로 중국사 따로 한국사 따로라는 파편적인 역사를 배워야 되고 우리가 외워야 되는 역사이지만 파르티아를 빠뜨림으로써 우리 역사에 까지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한 예를 들어보면 1960년대 이후 신라 고분에서 25점에 달하는 아름다운 유리제품들이 발굴이 됐습니다. 그 대부분의 유리제품이 성분분석을 통해서 로마나 페르시아 경 제품들이라고 확인됐습니다. 이게 한 4세기 5세기이면 1500년 전인데 12000킬로나 떨어져 있는 로마의 유리제품이 어떻게 신라까지 올 수 있었겠는가? 정말 상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파르티아를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죠. 중국의 비단을 로마에 팔고 로마의 금은 주화나 세공품들을 중국에 팔면서 500년 국제 교역으로 건승했던 대제국이 있었는데 중국까지 왔던 로마 제품이 코앞에 있는 신라까지 오지 못했다는 것이 논리적 비약일 수 있겠죠?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볼까요? 여러분 교과서에서 익숙하게 보던 그림입니다. 고구려 무용총에 있는 그림이죠. 특히 오른쪽 위에 말이 전속력으로 앞으로 달려 나가면서 공수가 적을 쏘거나 사냥을 하는 장면입니다. 정말 신공에 가까운 동일 민족으로써의 고구려의 기상을 잘 나타내 주고 있는 대표적인 우리의 고대 벽화입니다. 그런데 세계미술사에서 말이 앞으로 달리면서 공수가 뒤로 돌아서 적을 쏘는 이 기법을 파르 티샷, 파르티아식 활쏘기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 미술 사계에서도 이걸 파르티아식 활쏘기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결국 이 파르티아가 고구려뿐만 아니라 우리 고대 학문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여기서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파르티아와 로마의 500년 쟁패기간을 거치고 서양에서는 로마를 대신해서 동로마제국, 비잔틴제국이 유프라테스강을 경계로 동쪽에는 사산족 페르시아가 쟁패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두 슈퍼파워는 300년간 갈등과 전쟁을 경험합니다. 여러분 300년 전쟁 기억나시나요? 우리가 30년 전쟁, 장미전쟁, 100년 전쟁을 들어봤지만 두 슈퍼파워가 300년간 전쟁했다는 것은 지하에 사는 피지배 민족들의 삶을 상상해 보십시오.
300년간 약탈경제, 수탈경제, 전쟁 경제를 경험해 왔습니다. 이때 어떤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등장해서 의식주를 보장해주고 내일이 보장되는 예측 가능한 경제시스템을 해준다면 환영받을 수밖에 없는 정치적 블랙홀 관계가 300년간 기다려져 왔던 겁니다. 이때 이슬람이 등장하게 됩니다.
이슬람은 아라비아 한 복판 메카에서 출발했지만 만약에 이슬람이 메카에 머물러 있었다면 유대교처럼 어떤 지역의 민족종교나 지역 종교로 한계에 부딪혔을 텐데 메카를 떠나서 북상에서 서쪽에 있는 비잔틴제국을 무너뜨려서 라마스커스에서 초도 왕조의 수도로 삼고 사산족 페르시아를 무너뜨리면서 페르시아 중심지였던 바그다드를 수도로 삼으면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이슬람 정치 이데올로기가 그리스 로마가 축적되어 있는 비잔틴 문명과 수천 년간 축적되어 있는 오리엔트 문명, 페르시아라는 문명을 구축을 동시에 끌어안게 되면서 이것이 1400년간 이슬람문명이 발전할 수 있었던 단단한 인문학적 하부구조가 된 것입니다. 이런 역사를 이븐 칼둔은 사회 유물론과 변정법적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중동오리엔트 역사와 이슬람 역사의 탄생을 살펴보았지만 이제 좀 더 구체적으로 이븐 할둔이라는 14세기 역사가의 눈으로 본 역사 서술을 통해서 이슬람 역사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