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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과 중국의 술 문화
    카테고리 없음 2021. 12. 26. 22:35

    한국 사람들도 술을 참 좋아하지만,

    중국 사람들의 술 사랑도 만만치 않습니다.

    CNN 조사에 따르면 중국은 영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술을 잘 마시는 나라에 뽑혔는데요,

    그 이유가 고량주같이 독한 술을 마시는 데다,

    취하면 술을 깨기 위해

    해장술(醒酒湯/醒酒汤/xǐngjiǔtāng)을

    마시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우리나라는 7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똑같이 술을 좋아한다고

    술 문화까지 똑같은 건 아니지요.

    한국 남성과 중국 여성이 결혼해

    가장 많이 싸우는 주제가

    바로 술 문제라고 하는데요.

    그만큼 한국과 중국의 술 문화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비슷한 듯 다른

    한국과 중국의 술 문화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주도라고 하여,

    술을 마실 때의 예의를 중시하는데요.

    중국에서도 술 문화에 대해 얘기할 때

    유가 사상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별히 술 마실 때의 예의를

    주덕(酒德 jiǔdé)이라 하여 중요하게 생각하지요.

    그래서 그런지 중국에는 대주 가면서

    주덕을 잘 지키는 사람을 나타내는 단어가 많은데요.

    삼국지의 장비처럼 호걸스럽게

    술을 잘 먹는 사람을 '주호(酒豪 jiǔháo)'라고 하고요,

    품위 있게 술을 즐기며 마시는 사람을

    '주선(酒仙 jiǔxiān)'이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술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자세가 흐트러짐이 없이 옳은 말만하는 사람에게는

    '성인 성'(聖)자를 붙여

    '주성(酒聖/酒圣 jiǔshèng)이라고도 하지요.

    한편 술버릇이 나쁜 사람에게는

    '귀신 귀'(鬼) 자를 붙여 주귀(酒鬼 jiǔguǐ)라고

    하는데요, '술고래' '고주망태'라는 뜻입니다.

    중국인들과 비즈니스를 잘하려면

    주덕을 기르는 것이 중요한데요.

    술을 마시되 주호(酒豪), 주선(酒仙), 주성(酒聖)의

    자세로 마시면 인격적으로 인정을 받아

    크게 대접을 받고

    쉽게 우호적 관계를 맺을 수 있고요,

    주귀(酒鬼)의 모습을 보여주면

    아예 사람취급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중국 유교의 5대 경전중 하나인

    ≪尚书≫에는 총 네 가지의 주덕(酒德)을

    이야기하는데요,

    첫 번째는 조상님께 제사를 지낼 때만

    술을 마실 수 있다고 했고요,

    둘째는 식량 절약을 위해 평소에는

    술을 적게 마시고 귀한 술일수록

    아플 때만 마실 수 있다고 말합니다.

    세 번째는 사람들이 여럿 모여 술을 마시는 것을

    금지했고요,

    네 번째는 술을 과하게 마시는 것을

    금지하고 있죠, 이 때문일까요??

    우리는 퇴근 후 직장 동료와

    치킨에 맥주한잔 하는 게 일상이지만,

    중국 사람들은 회식이나 업무상

    술 모임을 제외하고 동료들끼리는

    술을 잘 마시지 않습니다.

    주로 가족이나 친한 친구와

    술을 마시는 걸 즐기지요.

     

    그럼 중국 사람들이 가장 놀라워하는

    한국의 술 문화는 무엇일까요?

    바로 한국의 폭탄주입니다.

    중국인들은 술을 섞어서 마시지 않는데요.

    원나라 건강전문가 고명(贾铭)은

    그의 저서 《음식수지/饮食须知/ Yǐnshíxūzhī 》에서

    음식을 먹을 때 궁합이 안 좋아

    서로 삼가야 하는 음식들을 소개했는데요,

    여러 종류의 술도 섞어 마시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 때문인지 중국인들은 일반적으로

    폭탄주를 즐기지 않죠.

     

    중국인들은 우리처럼 잔도 돌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술자리에서 잔을 돌리며

    친근함을 나타낸다고 생각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이를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겠죠?

     

    또한 한국인들의 1차, 2차 3차 문화에

    중국인들은 놀라곤 하는데요.

    중국 사람들은 대부분 장소이동 없이

    한 곳에서 음식과 함께 술을 즐기기 때문이죠.

     

    한국인들이 중국인과의 술자리에서 주의할 점을

    걱정하듯 중국 인터넷 검색엔진에도

    한국인과의 음주 예의에 대해 설명해 놓은 글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많이 언급되는 부분이 바로 술 따르기입니다.

    우리는 상대방의 술잔이 비면 술을 따르죠?

    보통 가득 따르지 않고 여운을 좀 남기는데요,

    중국 사람들은 이렇게 가득 따르지 않는 술잔에

    당황해합니다.

    중국 사람들은 술을 마실 때 늘 술을

    술잔에 꽉꽉 눌러서 가득 따르기 때문이죠.

    또 환대를 표시할 때는

    상대방에게 술을 따라주지만

    자신이 직접 따라 마시기도 하니까요,

    혹시 중국 바이어가 혼자 술을 따라 마셔도

    절대 배려가 소홀했나 하면서 자책하지 마세요.

     

    술 따르기가 나와서 한 말씀 더 드리면요,

    상대방이 술을 따를 때 두 손으로

    술잔을 공손히 잡으면 되는데요,

    미처 손 쓸 겨를도 없이

    상대방이 갑자기 술을 따른다면

    두 번째와 세 번째 또는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손가락으로

    술잔 주위의 식탁을 두세 번 두드리면 됩니다.

    이를 고수례-叩手礼(禮) [kòu shǒulǐ]

    손을 두드리는 인사라고 하는데요,

    청나라 건융 황제 때 잠행을 나갔다

    수행한 대신들에게 황제가 직접 차를 따라주자

    신하들이 손가락으로 대신 무릎 끓은 것에서

    유래됐습니다.

    지금은 술자리나 차를 따를 때

    상대방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방식이 됐죠.

     

    마지막으로 술의 온도도 한국과 중국이 다릅니다.

    우리는 냉장고에서 갓 꺼낸 시원한 맥주나

    소주를 마시는데요,

    중국 사람들은 술을 실온에 보관하는 걸

    선호합니다.

    황주나 백주는 실온보다 더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맥주도 실온 보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중국 술집에서 그냥 맥주를 달라고 했다가

    미적지근한 실온 맥주가 나와서

    실망했던 경험이 있는데요.

    중국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싶다면

    꼭 차가운 맥주 주세요라고 말씀하셔야 합니다.

     

    请给我冰镇啤酒! (시원한 맥주 주세요!)

    Qǐng gěi wǒ bīngzhèn píjiǔ.

     

    <단어>

    请(請) qǐng ~해 주세요.

    给(給) gěi 주다

    我 wǒ 나

    冰镇 bīngzhèn 얼음으로 차게 하다

    啤酒 píjiǔ 맥주

    [단어와 문장 읽기] 请给我冰镇啤酒!

     

    여기까지 중국인과 우리의 술자리 문화 차이를

    알아봤는데요,

    이렇게 중국인의 술 문화와 주도,

    아니 주덕을 조금만 이해해도

    더 화기애애한 술자리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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