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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물류도시, 충칭의 역할
    카테고리 없음 2021. 12. 25. 23:10

    중국은 포르셰의 최대 시장입니다.

    매년 약 8만대의 포르셰 제품이

    50일간의 바닷길을 거쳐

    중국 광저우, 상하이, 톈진으로 향하는데요.

    최근 포르쉐가 이 운송기간을

    절반 이하인 11일로 줄이겠다며,

    새로운 수송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바로 독일부터 중국까지 철도를 활용하겠다는

    건데요.

     

    이런 계획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위신 여우' 대륙간 철도 덕분입니다.

    중국 서남부 도시 충칭에서 출발해

    독일 뒤셀도르프까지 닿는 이 철도는

    현대판 육상,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 계획의 일환으로 구축되었는데요.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독일로 실어 나르고

    독일은 승용차, 기계는 물론 맥주까지

    중국으로 수출합니다.

    양쯔강을 통해 중국 동부 지역의 제품이

    충칭으로 들어오고 이렇게 들어온 제품들은

    철도를 통해

    중국 서부와 중앙아시아, 러시아, 유럽까지

    대거 이동하는 시스템이 완성되고 있는 건데요.

    여기에 포르셰까지 합세하게 되면서

    물류도시로서 충칭의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미국 중서부와 동부를 연결시키는

    물류의 핵심지역으로 세계적인 도시가 된

    시카고와 비슷한데요.

    실제 충칭시의 롤모델이기도 하죠.

     

    충칭은 우리에겐 비교적 생소한 지역이지만,

    중국에서는 베이징, 상하이, 톈진과 함께

    4대 직할시중 하나입니다.

    인구는 무려 3,075만명이고,

    면적도 우리나라의 80%에 해당하는

    광대한 지역입니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데다,

    양쯔강과 자링(嘉陵) 강이 교차하여

    산수 지성(山水之城)으로 불리는

    천연의 요새인데요.

    약 3000년 전 상(商), 주(周) 시대

    파(巴) 왕국의 수도였지요.

    충칭은 중국의 굵직한 역사 이벤트에

    자주 등장하는데요.

    초한지와 삼국지의 무대였고

    중국 현대사에서는 국공합작이 이뤄진

    도시이기도 합니다.

    1938~1945년 기간에는

    중일전쟁의 전란을 피해 중국 국민당이

    난징에서 충칭으로 수도를 옮겨왔고요.

    상하이에 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 또한

    국민당과 함께 기나긴 여정을 거쳐

    충칭에 이르렀죠.

     

    내륙의 요새 도시였던 충칭이 변모하기 시작한 건

    마오쩌둥 시절부터인데요.

    1960년대 후반 마오쩌둥은

    미국, 소련의 군사공격을 우려하여

    연해도시에 있던 군수산업을

    방어가 쉬운 내륙의 요새 충칭으로 옮깁니다.

    이 덕분에 충칭은 중공업 중심도시로 성장하기

    시작하죠.

    이후 공산당은 충칭과 주변 지역을 묶어서

    직할시로 승격시키고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데요.

    여기에는 덩샤오핑의 영향이 컸습니다.

    덩샤오핑은 자신의 마지막 과업으로

    서부내륙지역 개발을 지시했고

    그 방편으로 내륙의 관문이자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충칭을 직할시로

    승격시켰죠.

    여기에 1997년부터 싼샤댐 개발로

    양쯔강이 거대 선박운송이 가능한

    '황금수로'로 변모하면서

    충칭도 고속 성장가도를 달립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연속

    두 자리 수 경제성장을 달성하면서

    상하이, 베이징에 이은 중국의 3대 소비도시가

    되죠.

     

    이후 충칭은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2010년 내륙지역 최초의 경제특구인

    '량쟝신구'를 조성하는데요.

    현대자동차 제5공장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해있고요.

    충칭 외곽에 위치한 '시용 종합보세구'에는

    SK하이닉스, HP, 에이서, 폭스콘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대거 입주해 있습니다.

    전 세계 노트북의 1/3이 충칭에서 생산되고 있죠.

    여기에 시진핑 정부의 핵심사업인 일대일로의

    시작점으로 낙점되면서

    충칭이 집중 육성하고 있는 자동차, 전자,

    기계 등의 사업도 동시에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는데요.

     

    이제 충칭은 중국의 동부와 중서부를 이어주는

    물류의 허브를 넘어서서

    유라시아의 교두보 역할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 모델이 미국의 시카고인 것이죠.

    마오쩌뚱 시절부터 시작된

    탄탄한 자체 산업기반에 중공업은 물론

    IT 등 첨단산업이 발전했고

    거대 인구를 바탕으로 한 거대 소비도시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는 면에서

    충칭의 이런 꿈은 조금씩 실현되는 듯 보이는데요

    마이클 인라이트 홍콩대학 교수는

    "충칭은 물류와 제조 분야의 중심지로

    미국 서부로 가는 관문 도시인 시카고와

    비슷하다"면서

    "시카고를 뉴욕에 견줄 수 없듯이

    충칭도 상하이와 비교 대상이 못되지만

    특별한 도시가 충분히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바 있습니다.

    시카고가 뉴욕을 넘어설 수는 없겠지만

    나름 독특한 문화와 경제구조를 가지고

    미국의 대표도시로 성장한 것처럼

    충칭도 중국의 시카고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얘기겠죠.

     

    최근 전통 자동차 시장의 불황에 의해,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보습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충칭을 중국판 시카고로 키우겠다는

    중국의 야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충칭의 성공은

    중국 내륙지역 개발전략의 성공과

    일대일로 사업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는 중국경제를 국내외적으로 한 차원 높이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죠.

    과연 충칭은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꿈은 우리에게 위기가 될까요,

    기회가 될까요?

    지켜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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