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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00년 우량 기업, 라오즈하오카테고리 없음 2021. 12. 25. 21:10
요즘 중국에는
푸틴 만두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2018년 6월 8일 중국을 방문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함께
톈진의 만두가게를 방문하고 그 맛에 감탄하여
직접 만두를 빚기까지 한 것이죠,
만두가게는 푸틴이 빚은 만두를
영구 보존하기로 했고요.
푸틴이 빚은 만두의 주름이 6개였던데 착안하여
‘푸틴 6겹 만두’라는 신메뉴를 출시했는데요.
사실 이 만두가게는
그냥 동네 만두가게가 아닙니다.
청나라 말기인 1858년 문을 열어
16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거우부리라는 유명한 만두 체인인데요.
위안스카이가 서태후에게
거우부리 만두를 진상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죠.
우리는 보통 중국 대륙이 공산화되면서
기존의 기업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중국에는 거우부리와 같이
10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우량 기업들이 많습니다.
이런 기업들을 라오 즈하오라고 하는데요.
아무나 되는 건 아니구요.
중국 상무부 산하
중화 라오 즈하오 진흥발전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정식으로 지정됩니다.
심사기준은 역사, 문화, 인지도, 품질 4가진데요
역사도 길어야 하지만
그에 걸 맞는 성공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공산화 이전에만 해도
2만 여개에 달했던 라오 즈하오 기업들은
문화 대혁명, 개혁개방 등을 거치면서
1990년 1600여 개,
2000년에는 800여 개 정도로
크게 감소했는데요.
이처럼 상황이 안 좋아지자 중국 정부는
라오 즈하오 관리를 위해서 2006년부터
‘중화라오즈하오’ 인증제도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중화 라오 즈하오’로
공식 인증받은 브랜드는 1125개인데요.
일부는 현대적인 경영방식을 도입하여
대기업으로의 변신하거나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도 했죠.
중국을 대표하는 주류업체인
마오타이(茅臺)와 칭다오맥주가 대표적입니다.
중국 대표 라오 즈하오 라 할 수 있는
마오타이는
중국의 근현대 역사와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공전쟁 당시
장제스 군대에 쫓기던 홍 군 병사들이
마오타이 술로 상처를 치료한 이야기,
1915년 파나마 국제박람회에서
마오타이 술병이 바닥에 떨어져
사방으로 퍼진 진한 향 덕분에
은상을 수상한 이야기,
1972년 역사적인 중국 방문을 이뤄낸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저우언라이 총리와 마오타이 술로 건배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일화까지,
마오타이와 관련된 역사 속 이야기는
차고 넘치는데요.
그 덕에 마오타이는
중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2017년 중국 네티즌들이 뽑은
중국 최고 브랜드에서 마오타이는
3위를 기록했구요.
마오타이의 시가 총액은
무려 우리 돈 80조 원에 달합니다.
유명한 칭다오맥주는
중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맥주 라오 즈하온데요.
19세기 말부터 칭다오를 지배하던 독일이
1903년 ‘게르만 맥주 칭다오’를 설립한 것부터
시작했다가
칭다오의 지배자가 일본으로 바뀐
1916년에는 '대일본맥주 칭다오'가 되었고요.
1945년 일본이 패망한 후
국민당 정부에 귀속되고 ‘칭다오맥주’로
개명되었다가
1949년 중국 국영 기업이 된
드라마 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죠.
2015년에 ‘라오 즈하오 브랜드 평가’에서
브랜드가치 5조 원으로 1위에 오른
기업입니다.
라오즈하오는 중국 전 산업에
다양하게 존재하는데요.
화덕 오리구이 베이징 덕의 원조인
‘팬이 팡(便宜坊)’은
명나라 영락 제때인 1416년에 개업해
602년이 됐습니다.
명나라 세종때 유명한 충신이었던
양계성(楊繼盛)이 우연히 들렀다가
싸고 맛있다며 폔이팡이란 이름을
붙여 주었는데요.
수백 년간 쌓인 노하우 덕분에
폔이팡은 1864년 생겨난 취안쥐더와 함께
베이징 덕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두 곳 모두 중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총리 저우언라이가 애용하던 음식점이었죠.
1853년 베이징에 등장한 신발가게 네이롄성은
중국 개혁·개방 설계사
‘덩샤오핑의 신발가게’로 유명한데요.
덩샤오핑은 살아생전
이곳에서 수차례 신발을 맞춤 제작했고,
특히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면
직접 홍콩 땅을 밟을 신발도
이곳에서 특별 제작했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덩샤오핑이
홍콩 반환을 못 보고 사망하는 바람에
신발은 현재 ‘샤오핑 신발’이라는 이름으로
국가박물관에서 보관 중입니다.
명나라 때부터 48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장아찌 가게도 있는데요.
베이징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류비쥐입니다.
음식을 만드는 데
양곡·누룩·그릇·술병·연료·물 6가지는
반드시 최상의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죠.
중국인이라면 이곳의 장아찌 맛을
안 본 사람이 없을 정도인데요.
1972년 중·일 수교 후 처음 방중한
다나카 가쿠에이 일본 총리가
저우언라이 총리에게
“류비쥐가 아직 있느냐?”며 궁금해했다는
이야기가 유명합니다.
류비쥐는 연간 생산량 2만 톤,
매출액 1,000억 원이 넘는
장아찌 전문 식품회사로 발돋움했죠.
장샤오취안(張小泉)은
중국의 유일한 토종 가위 제조 산데요.
청나라 건륭제가 항저우에 행차 나왔다가
장샤오취안 가위에 한눈에 반한 후부터
황실에 공납됐다고 전해집니다.
마오쩌둥은 수공업 진흥 개혁을 지시할 당시
"장샤오취안 가위는
1만 년 후에도 존재해야 한다"며
극찬한 바 있고요.
지금도 장샤오취안에서 만드는
가위·칼 종류만 100여 종에다
중국에서 현재까지 팔린 장샤오취안 가위만
7억 개가 넘습니다.
라오 즈하오의 역할과 가치는
결코 가볍지 않은데요.
격동의 세월 동안
저마다의 독특한 사연을 가지고 고군분투하여
업계 최고가 된 이들은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
중국의 문화, 전통, 지역 특색이 어우러진
독특한 문화자산입니다.
라오 즈하오의 상도는 중국 기업들에게
일종의 정신적 규범이자 기업윤리로 인식되고
있고요.
대대로 전승된 장인정신과 우수한 기술,
혁신적 상품과 서비스의 경제적 가치도 높지요.
역사도 철학도 없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신규 브랜드들에 식상한 중국 소비자들은
오랜 전통과 흥미 있는 혁신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라오 즈하오에
갈수록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우리 기업들의 중국 소비자 공략에도
시사하는 바가 커 보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