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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 아베'로 주목 받았던 정치인, 이시바
    카테고리 없음 2021. 12. 22. 22:52

    도쿄올림픽 연기, 코로나19 부실 대응,

    잇따른 측근 비리 등으로

    일본 최장수 총리 아베 신조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3연임 중인 아베의 임기는

    2021년 9월까지인데요.

    얼마 전만 해도 아베의 4선 연임설이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입니다.

    이렇듯 아베가 궁지에 몰릴수록

    '포스트 아베'로 주목받는 정치인이 있는데요.

    바로 그의 오랜 정적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입니다.

    과거사, 한일관계 인식 등에서

    아베 총리보다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준

    이시바가 누구인지,

    향후 일본 정계가 어떻게 움직일지

    점쳐보겠습니다.

     

    사진출처 시사저널

     

    이시바는 1957년 동해에 면한

    돗토리현에서 돗토리현 지사, 2선 참의원,

    건설부 차관 등을 지낸 이시바 지로의

    장남으로 태어났는데요.

    게이오 법대를 졸업하고

    미쓰이은행에서 일했고

    1981년 부친 사망 후 아버지 역할을 했던

    부친의 친구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불과 29세인 1986년에 중의원으로 뽑혀

    현재까지 11선 의원을 하고 있는데요.

    1994년 자민당의 답답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탈당해

    진보 정당에 참여했지만

    소수당의 한계를 느껴 복당했죠.

    이후 방위상, 농림수산상, 지방창생담당상 등

    여러 부처 장관을 지냈고

    집권 자민당의 간사장, 정조회장 등을 맡아

    행정과 당무를 두루 경험했습니다.

     

    이시바는 2012년 9월 자민당 대표 선거에서

    아베 총리와 대결했는데요.

    지방의회 의원까지 투표하는 1차 투표에서는

    아베보다 더 많은 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을 얻진 못했고요.

    국회의원만 투표하는 결선투표에선

    아베에 패했죠.

    총리가 된 아베는 이시바를

    자민당 서열 2위인 간사장에 임명했고

    2014년 9월 개각 때는

    지방창생상으로 발탁하는 등

    잠시 좋은 관계를 유지했죠.

     

    둘의 사이가 틀어진 계기는

    2018년 9월 자민당 대표 선거인데요.

    이시바가 6년 만에 대표에

    재도전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1,2차 투표에서 모두

    아베 총리에게 뒤졌는데요.

    독자노선을 천명한 그에게 분노한 아베 총리는

    이시바는 물론 이시바 파벌 소속 국회의원을

    단 한 명도 각료로 기용하지 않으며

    철저히 그를 고립시켰죠.

    이시바 역시 본격적인

    아베 비판에 나섰습니다.

    2019년 8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논란 당시 블로그에

    사태의 원인이 일본에 있다는 글을 올렸는데요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맺은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언급하며

    "그때로 되돌아가야 한다.

    패전 후 일본이 전쟁 책임을 마주하지 않아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고 지적했죠.

     

    이시바는 2002년 방위상이 된 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았는데요.

    한 해 뒤 한국을 찾았을 때

    국립현충원에도 참배했죠.

    그는 2017년 한국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위안부 문제를

    사죄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서 전범들의 위패만

    따로 분리해야 한다고도 했는데요.

    그가 총리가 되면

    사상 최악의 한일관계에 훈풍이 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죠.

     

    하지만 그는 자위대의 존재를 부정한

    헌법 9조 2항의 개헌을 거듭 촉구하며

    안보 강화를 주장했는데요.

    2017년에는 핵무기 제조기술 보유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도 했죠.

    때문에 과거사 문제는

    아베보다 나은 측면이 있지만

    일본 사회의 한계를 완전히 뛰어넘지는 못한

    인물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때 70%를 넘었던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현재 30%대로 급락했는데요.

    이에 차기 총리를 둘러싼

    물밑 경쟁이 치열합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선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데요.

    자민당 대표 선거는 국회의원 405명과

    지방의회 의원 405명 등

    총 810표로 결정됩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차 때 국회의원만 따로 투표해

    승자를 가리는 형식이죠.

    자민당에는 아베 총리가 속한 호소다파 외에도

    아소파, 다케시타파, 기시다파, 니카이파,

    이시바파, 이시하라파 등

    총 7개 파벌이 있는데요.

    이시바가 2015년 9월 총재 선거 때 만든

    이시바파는 기존 파벌과 연이 없고

    규모도 작아 소위 ‘벤처 파벌’로 불립니다.

    소속 의원도 19명에 그쳐 97명에 달하는

    호소다파와 큰 차이가 있죠.

    내각제에선 유권자가

    직접 최고권력자를 뽑지 않기에

    집권당 내 위상이 중요한데요.

    국민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한

    이시바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합니다.

     

    이시바는 최근 공개석상에서

    '정직'과 '공정'을 부쩍 강조하고 있는데요.

    아베 총리 부부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학원 비리,

    가와이 가쓰유키 전 법무상 부부 등

    총리 측근의 선거 비리,

    아베 정권 각료 상당수가 연루된

    카지노 스캔들 등과 달리

    자신은 깨끗한 정치인임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아베 정권과 노선 차이를 분명히 해

    소수파 한계를 극복하려 한다는 거죠.

     

    한때 3연임까지만 허용하는

    자민당 당규를 개정해 4연임을 욕심냈던

    아베 총리가 지지율 하락에 이를 포기하고,

    대신 최측근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을

    밀고 있다는 분석이 많은데요.

    특히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일부 가구에 현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관장하고

    발표하는 업무를 기시다에게 맡길 정도로

    노골적으로 그를 밀어주고 있죠.

    기시다의 존재감은 이시바보다 약하지만

    현직 총리, 최대 파벌 호소다파의 지원이

    워낙 든든한데다

    다른 파벌과의 합종연횡 가능성까지 있어

    그가 이시바의 최대 적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정치인으로서 독보적인 브랜드를 보유했고

    높은 인지도까지 갖췄지만

    당내 기반은 약한 이시바 전 간사장.

    2012년 아베 총리에게 쓰라린 패배를 당했던

    그가 2021년 당대표 선거에서

    이를 뒤집을 수 있을까요?

    그가 일본의 새 최고 권력자가 될 수 있을지,

    한일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지

    주목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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