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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을 낳는 거위, 시니어산업카테고리 없음 2021. 12. 22. 18:38
최근 몇 년 전부터
전도유망한 산업으로 떠오른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시니어 산업입니다.
갈수록 고령인구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그 산업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그런데요. 정말로 시니어산업은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을까요?
그 어느 나라보다도
일찍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일본을 통해서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출처 전자신문 일본 역시 고령인구에 특화된 시니어산업의 전망을
꽤 밝게 점쳤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고령인구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데다
평균수명까지 80세를 훌쩍 넘기니 말이죠.
더군다나 이들의 자산규모도 큽니다.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 가계금융자산의 60%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평균적인 고령/무직가구의 은행 예금 잔고는
평균 2,000만 엔이 넘을 정도니 말이죠.
더욱이 65세 이후부터는 공적연금까지 받게 됩니다.
이렇게 시간도 많고 돈까지 넉넉하니
이들 인구가 지출할 소비파워는 클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생각했던 겁니다.
그리고 1947~48년생의 단카이 세대가 60세가 되는 2007년,
65세가 되는 2012년을
시니어산업의 본격 개화시기로 판단했었죠.
그런데요. 막상 그 시기가 와서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은 너무 달랐습니다.
2000년 초반만 해도 많은 일본의 연구기관들은
시니어마켓 시장규모가 2015년에는 적어도
100조 엔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었는데요.
정작 그 때가 와서 보니
이보다 한참 모자란 70조 엔 수준에 그쳤던 거죠.
고령수요의 증가에 발맞춰 전담부서 설치는 물론
다양한 상품을 내놨던 업계는
꽤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던 걸까요?
사실, 업계에서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고령인구가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입니다.
향후 노후불안을 책임져줄 것은 저축뿐이라는 생각에
일본 고령자들은 지갑을 닫아버렸던 겁니다.
실제로 60대의 은퇴 후 소비지출은
퇴직 이전보다 6%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죠.
여기다가 업계는
고령자의 정확한 니즈를 읽어내는 데도 실패했습니다.
과거와 달리 요새 은퇴세대는
다양한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가졌는데,
예전과 같이 늙고 아픈 인구로만 치부하니
그들이 주머니를 열리가 없었던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니어마켓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입니다.
인구변화를 보면 앞으로는
고령인구가 절대고객이 될게 명약관화하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고령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걸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획기적인 인식전환과 함께
다양해진 수요분석이 필요합니다.
시니어마켓에서 성공한 일본 기업들을 보면요.
고령인구의 정교한 세분화 작업을 통해
이들의 소비욕구를 정확히 읽어낸 경우가 많습니다.
즉, 고령인구를 뭉뚱그려 일반화하지 않고,
이들이 지닌 세부적인 불만, 불안지점을 파악해
이곳을 자극함으로써 소비경계를 풀어낸 셈인데요.
일례로 건강보조 식품을 한 번 살펴볼까요?
저는 일본의 드럭 스토어나, 편의점에 가면
아주 많은 건강보조식품에 놀라곤 하는데요.
더 놀라운 것은, 세부 카테고리의 다양함입니다.
단순 영양보조제 부터요.
노화방지, 피로회복, 중성지방 저하 등
건강보조제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 다양하다보니,
일본에서는 ‘누구나 1~2가지는 먹는다’라는게
상식일 정돕니다.
덕분에 건강보조식품분야는 1997년 이후
연평균 9~10%씩 성장하고 있죠.
그런가 하면,
건강관련 고전적인 시니어비즈니스에서 벗어나
현역세대와 같은 소비를 원하는 시니어를 겨냥해
비즈니스영역을 생활전반으로까지 확장해
성공한 사례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시니어 화장품입니다.
일본 60대 여성의 한 달 화장품 구입액은 약 1700엔으로
30~40대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 고객군은 매년 증가세에 있죠.
일본 생활용품 제조사 카오는 이 추세에 착안해
50대 고객 대상 아이섀도를 론칭했는데요.
쥐기 편하고 단번에 색조를 넣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시장 점유율을 3배나 끌어 올렸습니다.
자, 어떻게 보셨나요?
시니어마켓은 잠재인구가 늘어난다고
갑작스레 성장하는 시장이 아닙니다.
늘어난다 해도 꽤 오랜 시간 동안
검증받은 소비항목에 한정돼 늘어날 수밖에 없죠.
바로 여기서, 일본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힌트를 주는데요.
우선 고령인구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읽어내려는 사전작업이 필요하단 겁니다.
신중해도 늦지 않다는 얘기죠.
또 하나는 고령사회라고 해서
고객그룹을 연령별로 구분해 차별화된 메시지를 던져서는
곤란하다는 겁니다.
대신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배려와 서비스로
이들로부터 감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령인구가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앞으로 그들이 겪을 불확실성을 줄어주는 겁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시니어마켓은 틈새시장이 아닌,
거대한 기회의 시장이 되지 않을까요?
노인수요는 없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잠자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