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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5월 14일카테고리 없음 2022. 3. 12. 15:04
5월 14일에 무슨일이 있었나
5월 14일은 이스라엘 건국 기념일이자 1948년부터 지금까지 텔아비브에 자리 잡고 있던 미 대사관이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날 이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 국민들에게는 매우 역사적인 날로, 환호성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죠.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팔레스타인 국민들에게 5월 14일은 이스라엘 군의 총알과 맞서 싸우다 2000명의 사상자가 생긴 가장 슬픈 날이었습니다. 대체, 어떤 이유 때문에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사진출처 연합뉴스 5월 14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다른 분위기
건국기념일 행사와, 대사관 이전 기념식이 열린 예루살렘은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 부부를 비롯해 미국의 재무부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죠. 트럼프 대통령은 축전 영상을 보내 “수십 년간 미국은 이스라엘의 수도가 예루살렘이라는 명백한 현실을 인정하지 않았었지만, 이제는 인정한다”라고 밝혔으며,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용기에 감사한다” 고 전했습니다.
사진출처 한겨레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그동안 어느 미국 지도자도, 국제사회의 리더들도 결단하지 못한 역사적인 일을 행한 것입니다. 그러나 행사가 일어나고 있던 시각 개관식이 열린 장소에서 80㎞가량 떨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리장벽에서는 대사관 이전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 시민들의 격렬한 항의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위를 막던 이스라엘 군대는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실탄까지 발사하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죠. 결국 이날, 어린이를 포함해 60명 가까운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고, 2천 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자국민들이 목숨을 잃는 모습을 지켜본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이 대학살을 저질렀다”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는데요. 대체, 예루살렘이 갖는 의미가 무엇 이길래, 팔레스타인들은 목숨까지 걸고 그곳을 지키려 하고, 이스라엘인들은 총까지 겨누며 그들을 위협하는 것일까요?
사진출처 CWN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싸움
일반 바닷물보다 10배가량 많은 소금을 함량하고 있는 호수, 사해로부터 약 28km 떨어진 유 대아 산맥 근처에 위치한 예루살렘은, 유대인이 사용하는 히브리어로는 ‘평화의 마을’, 아랍인들이 사용하는 아랍어로는 신성한 도시를 의미합니다. 신성하고도, 평화로운 곳을 뜻하는 예루살렘이, 중동의 화약고라 불리며 평화와는 동떨어진 행보를 하게 된 문제의 중심에는 ‘종교’가 있는데요. 유대교의 입장에서 볼 때 예루살렘은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기 위해 선택했던 성전산이 있는 매우 중요한 지역이며, 이슬람교 입장에서는 마호메트가 승천한 뜻깊은 장소였습니다. 두 개의 종교가 발원한 의미 있는 곳이다 보니 유대교인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나, 무슬림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나 예루살렘은 매우 의미 있는 장소인 것이죠.
사진출처 브런치 그러나, 현재 예루살렘의 경우 이스라엘이 통치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67년 3차 중동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을 병합했기 때문인데요, 그렇다고 기존에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인을 다 내보내지는 못했습니다. 동예루살렘에는 팔레스타인이 거주하고 있고, 서예루살렘에는 유대인이 거주하고 있는 형태로 지금까지 이어왔죠. 예루살렘이 동서로 거주자가 다른 상황이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UN이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UN은 1948년 예루살렘 주권 문제를 상호 공존 지역으로 명명했습니다.
사진출처 브런치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엔의 입장일 뿐 이스라엘은 1968년부터 1992년까지 임시 수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국회의사당, 정부중앙청사, 대법원 등 주요 기관을 옮기며 이스라엘의 수도로 만드는 작업을 했고, 팔레스타인 또한 2003년 입법한 팔레스타인 국 헌법에서 예루살렘을 자국 수도로 선언을 한 상황이라 두 국가의 골은 쉽사리 좁혀지지 않았던 것이었죠. 두 국가의 싸움의 불씨가 본격화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수도를 예루살렘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더불어 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였습니다. 트럼프의 이 같은 결정에 팔레스타인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지만, 아랍 국가들은 자국 현안에 집중하느라 팔레스타인 문제에 매우 미미한 반응을 보냈었습니다.
사진출처 브런치 그러나 5월 14일 이스라엘의 무력 사용 이후,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무력 대응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는데요. 이를 본 남아프리카 공화국 또한 항의의 표시로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송환했습니다. 터키도 팔레스타인 시위대 사망에 대한 3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이스라엘과 미국 주재 자국 대사를 송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또한 성명을 통해 “시위대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폭력 사용을 비난한다”며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습니다. 상황을 지켜보던 UN의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 까지, 이스라엘에는 치명적인 무력 사용 최소화를 촉구하고,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에게는 폭력 행위 중단을 당부한 상황인데요.
사진출처 브런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게도 대사관 이전을 하라는 집요한 로비를 할 것입니다, 만약 이에 한두 나라씩 대사관 이전을 하게 되면 이는 점차 예루살렘이 이수 라엘 수도로 인정받는 것이 됩니다. 전세가 기울수록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 국가는, 격렬한 시위와 테러 등을 반복하면서 대응할 것이라 예상되는데요.
012345678‘평화의 마을’, ‘신성한 도시’라는 뜻을 가진 예루살렘을 종교적 성지로 여기는 이스라엘과 아랍 민족 간의 피할 수 없는 대결에서 누가 승리하는가를 떠나, 이름이 갖고 있는 그 의미 자체를 위해 당사자들과 국제사회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